지구 밖으로 나온 우주인처럼 우리도 지구라는 최고로 멋진 우주선을 탄 여행자들이다. 어쩌면 그것으로 우리 삶이 그토록 찬란한 것일까. 여행 도중에 만나면 뭐든지 아름다워 보이니까. 손에 뭐 하나 잡은 게 없어도 콧노래가 흐르니까.259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연구는 내가 인류의 강림자로서 행하는 것이며, 그 결과를 논문으로 쓰는 것이다. 그래서 논문 속 ‘우리’는 논문의 공저자가 아니라 인류다. 265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그럼 천문학자는 뭘 보라느냐?”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스쳤다.대부분의 사람이 비슷하게 느꼈는지 읽어 도전 과정에서 이와 비슷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행성을 보겠다는 사람들도 있고 화면을 통해서 나오는 별의 데이터를 보자는 사람도 있었다.이 정답은 결국 천문학자인 저자만 보관하고 있을 것이다.정답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 심·치에교은 박사와는 이미 구면이다.2,3개월 동안 일주일에 1회 예술 루인 작업을 통해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당시 조용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 커다란 인상을 받았다는보다는 4명의 패널 중 한 사람으로 기억에 남았다.잘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는 호기심이 없을 뿐 아니라 원래 서사가 명확하지 않은 에세이 자체가 좋아하지 않는 분이기도 했다.그렇지만 이 사람, 생각보다 재미 있다.지금까지 에세이를 읽지 않은 이유를 완전히 뒤집었다.현재의 번역도 훌륭하지만 만약 오래 후에 다시 새 번역본이 나오면 저는 그때도 다시 개정 번역판”코스모스”을 사들이는 것이다.질질 넘기고 읽고”아, 이 아저씨 또 사람을 선동하는 거야!”라고 생각하고 책상에 꽃을 놓아두다어쩌면 그게 내가 우주를 사랑하는 방법일 것이다.87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내가 천문학을 선택하게 된 극적인 이야기와 ‘업적’을 이룬 경험을 공유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달라는 것인가. 나는 연구과제가 끝나면 급여도 경력도 금방 단절되기 때문에 과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 외에도 먹고 살기 위해 다음, 또 그 다음 연구과제를 수주할 생각에 머리가 복잡한데 1년에 몇 번씩 정규직 채용공고에 원서를 내고 탈락하기를 반복하는데 그런 상황이 결코 누군가에게 희망적일 리 없다. 145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Gas giant, Ice giant, Inner/Outer planet···천문학 용어는 대체로 영어인 경우가 많다.한국어로 번역되어 사용되지 않고 외래어 그대로 사용되는 것도 있다.이에 대한 저자는 도전장을 내밀었다.다만 쓰는 것도 어려운 논문을 실험적으로 작성하는 도전.한국어로 토성의 타이탄에 관한 박사 논문을 쓴 것이다.힘들었던 “라는 소감을 남겼지만 자신의 도전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했다.보통 사람들은 칼·세이건이 코스모스를 읽고 우주의 장엄함에 매료되고 칼·세이건이 우주를 사랑하도록 강요하는 선동가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칼·세이건에 대한 반감만 갖는 것은 아니다).달에 가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 가기 싫었다”이라고 답했다.잠시 오가는 비행기를 타기 힘들다는 게 이유였다.이 모든 이야기가 잘 몰랐다 심·치에교은 박사를 좀 더 알고 싶어져사람으로 바꿨다.예상했던 천문학자의 생각과 다른 그녀의 모습을 좀 더 깊다.이 젊은 청춘에 그런 싼 축복만 주었다”선생님”한 사람이 지금까지 없었다는 것에 화가 났다.당신은 잘하고 있으면 너만의 특질로 큰 가능성이 있다고 당신이 발을 내디디면, 안팎이 아니라 사방, 혹은 완전히 길은 열리자 왜 아무도 말하지 않는가.62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종이 달”이라는 일본 영화에서 주인공이 초승달을 올려다보는 장면이 있다.그 희미한 장면에 저자는 공감하지 못 했다.동트기 직전에 보이는 가련한 달은 그믐은 되어야 하기 때문이었다.어린 왕자는 아주 작은 행성에서 의자를 끌어당기면서 일몰을 반복 감상하는 얘기가 나온다.이 장면도 박사의 눈길을 끌었다.고위도 지역이라면 조금 옆을 바라보아야 하지만 조금 가로는 방위각 몇번일까, 자전축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행성다면 언제 어디에서 일몰을 볼 수 있을까.바로 하루 2번의 일몰을 볼 수 있는 수성의 라이니스, 크레이터를 추천하는 천문학자.잠시 망설이고 이렇게 말한다.”그가 슬플 때 즉시 날이 가라앉도록 명령할 수는 없지만 날이 가라앉는 것을 보려면 어느 쪽으로 걸어야 할지 그것 없이 일러 주지.”천문학자들은 생각보다 꽤 도움이 된다.”잠시 자신만의 세계에 빠질까 했지만 결국 그녀가 바란 것은 누구를 위한 위안이었음을 알 수 있다.행성에 관한 학문적 고찰에서 유행 작은 반전이 있고 조금 더 커진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만들어진 서사가 아니라 누군가의 생각으로 가슴이 찡 해지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고대 그리스에서 태양이 중심에 있다고 주장한 사람도 있었다.너무 빨리 지동설을 주장한 이 천문학자의 이름은 사모스의 아리스타르코스.그는 태양과 달, 지구의 크기를 계산하면서, 태양이 지구보다 훨씬 크고 작은 지구가 큰 태양 주위를 돈다고 생각했다.태양과 별의 속성이 같아 밤하늘에 별이 움직이는 이유는 지구가 돌기 때문이라는, 옳기도 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주장은 우주의 중심에 지구가 있어 만물의 중심은 인간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던 시절의 흐름에 묻혀서 곧 잊혀지고 말았다.지동설이 다시 대두하려면 코페르니쿠스가 탄생하기까지 1800여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200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반면 우리 옛 선조들은 밤하늘을 3구역으로 나누어 자미원, 태미원, 천시원이라 이름 지었다. 밤하늘의 중심이 되는 북극성 근처는 자미원으로 하늘 궁전을 감싸는 울타리다. 자미원 너머에는 정부에 해당하는 태미원, 백성들이 주로 오가는 시장에 해당하는 천시원이 있다.209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저자는 알겠는가. 천문학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던 내가 어느새 저자가 강의한 천문학 교양과목을 듣는 학생과 비슷했다는 것을. 고대 그리스에서는 어떻게 행성 간 역학관계를 계산했는지, 망원경이 발달하기 전에는 어떻게 토성까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는 것을. 천문학자들은 별을 보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천문학자가 아닌 나는 별을 보러 가고 싶어졌다. 오래전 사람들도 봤을 별과 하늘을 보기 위해서.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저자 심채경 출판문학동네 출시 2021.02.22.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저자 심채경 출판문학동네 출시 2021.02.22.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저자 심채경 출판문학동네 출시 2021.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