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에 한국농업방송 NBS 투데이 제작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그보다 며칠 전에는 NBS ‘나는 농부다’ 팀에서도 출연 제의가 있었다면서요.’NBS에 무슨 일이 있나… 왜 나한테… 후후’ 생각지도 못한 방송 출연 제의가 여기저기서 와서 어이가 없었어요.일단 ‘나는 농부다’는 방영 시기가 좀 애매해서 내년 8~9월쯤으로 미루자고 양해를 구했습니다.그런데 며칠 후 같은 방송사의 다른 팀에서 다시 연락이 온 것입니다.NBS 보도 프로그램인 NBS 투데이 속 코너 ‘방콕 제철이 지나다’ 촬영 요청이었습니다.며칠 전에 제가 올린 이 포스팅을 보고 연락드렸대요.
10월에 수확하는 토종 살나시 ‘금농’의 대다수 토종 살나시 재배 농장은 9월 말로 수확이 종료됩니다. 10월 이후에도 수확할 수 있는 적당한 만생…blog.naver.com
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미 대부분의 살나시 농가는 수확을 마쳤습니다.국내 재배 중인 살나시 품종이 조생종과 중생종에 치우쳐 있어서 10월 중순이 제철이라고 하기에는 좀 늦은 감이 있죠.이렇게 늦게까지 수확하는 살나시 품종이 별로 없으니까요.어쩌면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10월에도 수확하는 만생종 살나시가 있음을 알릴 수 있을 테니까요.그래서 촬영에 동의했습니다. (라고 했는데 내년에 주문이 늘어나서 10월 중순이 되기 전에 품절이 되면 어쩌나.. 하는 행복한 상상도 해봅니다.)
촬영일 금요일 오전.방송국에서 농장으로 오셨는데… PD님 혼자 오셨네요.잠깐 인사를 하고 바로 촬영에 들어갔습니다.농장 스케치 촬영부터…여기저기 장소를 옮기면서 촬영을 했어요.이미 낙엽이 한창 진행 중인 데다 살나시가 너무 배어 있어 영상이 예쁘게 나올지 걱정입니다.하지만 낙엽은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고 얼룩들은 친환경적인 결과라고 생각하고 당당히 해봅니다.제가 수확하는 모습을 촬영해서특별출연한 아내가 수확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깁니다.수확된 살나시도 촬영했습니다.아내도 저도 마이크를 켜고 인터뷰도 했대요.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봉착했습니다.코너 도입부에 넣겠다며 노래를 시켰네요.헉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중 하나가 노래인 저에게 그냥 부르는 게 아니라 방송 촬영까지 하는 건 너무 큰 시련이에요.머릿속은 하얗고 심장은 두근두근.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제가 노래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동안 아내는 뒤에서 그 모습을 찍으며 깔깔거리고 난리가 났습니다.하아~당신은 동지인가 적인가..돌발상황으로 머리가 굳어버리기 전부터 인터뷰 내내 말을 더듬었어요.카메라의 붉은 불만을 보면 사고 회로가 정지해 버리는군요.평소 대면, 비대면 강의 경험도 여러 번 있는데 무슨 상황인지… 제가 유튜브를 안 하고 블로그만 하는 데는 이유가 있거든요.흐흐흐흐 촬영 끝나고 나서 ‘이렇게 얘기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사실 머릿속에 미리 생각해둔 이야기가 많았는데요.노래 때문에 패닉 상태가 되기도 했지만 이미 짜여진 콘티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고 거기에 내용을 맞춰보면 더 당황한 것 같기도 합니다.제가 임기응변에 좀 약하거든요.그런 이유로 원래대로라면 방송일을 크게 홍보해야 정상이지만 부끄럽고…방송일은 국가 1급 기밀입니다.(웃음) 역시 ‘나는 농부다’ 출연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wwwwww